보살상과 지물
보살이란 산스크리트어 '보디사트바(Bodhisattva)'를 음역한 '보리살타(菩提薩埵)'의 준말이다. 그 뜻은 일반적으로 ‘깨달음을 구해서 수도하는 중생’, ‘구도자’, ‘지혜를 가진 자’ 등으로 풀이된다. 성불하기 위해 수행에 힘쓰는 보살은 '위로는 부처를 통해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것',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일이다. 대승의 보살사상 중 기본적인 개념은 서원(誓願)과 회향(回向)이다. 서원(pranidhana)은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맹세와 소원이며, 회향은 자기가 쌓은 선근공덕(善根功德)을 남을 위하여 헌신하며 함께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살은 스스로 깨달음을 이루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 머물 것을 자원하여 일체의 중생을 먼저 깨달음의 세계(彼岸)에 도달하게 하는 뱃사공과 같은 자라고 할 수 있다.
보살상은 불상과 함께 단독으로 예배되기도 하였고 불상의 보처로 신봉되기도 하였으므로 수많은 상이 만들어졌다.
[불상과 보살상의 구분]
-머리 모양 : 불상은 머리카락이 나발이며 정수리에 육계(肉髻)로 솟아있으며, 이마의 미간에는 백호(白毫)가 있고 목에는 삼도(三道)라는 주름이 있지만, 보살상은 화려한 보관을 쓰고 있다.
-손의 수인(手印)과 지물(指物) : 불상은 여러가지 수인으로 정체성을 나타내지만, 보살상은 보병 등 여러가지 물건을 들고 있다.
-옷의 장식 : 불상은 단순히 가사를 입고 있지만, 보살상은 천의를 입고 목걸이나 화려한 영락(瓔珞)로 장식하고 있다.
[여러 보살들]
보살에는 미륵(彌勒, '미륵불'이라고도 함-불상 참조), 관세음(觀世音), 대세지(大勢至), 일광(日光), 월광(月光), 문수(文殊), 보현(普賢), 지장(地藏), 허공장(虛空藏) 등 여러 보살이 있는데, 그 형태나 가진 물건에 따라 구별한다. 우리나라에서 받들어지는 대표적인 보살로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다.
성북동 길상사의 본전은 극락전이다. 아미타불을 모셨으며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을 좌우 협시보살로 모시고 있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78-0 |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83-2 |
- 문수보살(文殊菩薩)
지혜의 화신이며 실천자인 보살로 호랑이를 타고 있다. 문수사리(文殊師利) ·만수시리(滿殊尸利) 또는 만수실리(曼殊室利) 등으로도 음역되는데, 문수와 만수는 ‘묘(妙)’, 사리 ·실리는 ‘두(頭) ·덕(德) ·길상(吉祥)’ 등의 뜻이므로 지혜가 뛰어난 공덕이라는 말이 된다. 이 보살은 석가가 죽은 후 인도에 태어나 ‘반야(般若)’의 도리를 선양하였다고 하며, 항상 반야 지혜의 권화(權化)처럼 표현되어 왔다. 《반야경(般若經)》을 결집, 편찬한 보살로도 알려져 있다. 때에 따라서는 경권(經卷)을 손에 쥔 모습으로 조각되고 묘사되는 일이 많았다. 석가불의 한 속성이어서 석가불을 왼쪽에서 협시한다. 《화엄경(華嚴經)》에서는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의 협시보살(脇侍菩薩)로서 보현보살(普賢菩薩)과 더불어 삼존불(三尊佛)의 일원이 되어 있다. 그리하여 보현이 세상 속에 뛰어들어 실천적 구도자의 모습을 띠고 활동할 때, 문수는 사람들의 지혜의 좌표가 되기도 하였다. 즉, 이 보살은 석가모니불의 교화를 돕기 위하여 일시적 권현(權現)으로서 보살의 자리에 있는 것이다. 전설적으로 이 보살은 중국의 산시성[山西省] 우타이산[五臺山]에서 1만 보살과 함께 있다고도 하는데, 한국에서는 강원도 오대산에 있다고 하여 지금도 그 곳의 상원사(上院寺)는 문수를 주존(主尊)으로 모시고 예불하며 수행하는 도량(道場)으로 알려져 있다.
- 보현보살(普賢菩薩)
자비행의 서원을 낸 보살로 코끼리를 타고 있다. 삼만다발날라(三曼多跋捺羅) ·필수발타(振輸跋陀)라 음역하며 보현(普賢) 또는 변길(평吉)이라 번역한다. 문수보살(文殊菩薩)과 함께 석가나 비로자나불의 협시보살(脇侍菩薩)로 유명한데, 문수보살이 여래의 왼편에서 부처들의 지덕(智德) ·체덕(體德)을 말하고 있으며, 이 보살은 오른쪽에서 이덕(理德) ·정덕(定德) ·행덕(行德)을 맡고 있다. 석가가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돕고, 또 중생들의 목숨을 길게 하는 덕을 지녔으므로 보현연명보살, 또는 줄여서 연명보살이라고도 한다.
문수보살과 함께 모든 보살의 으뜸이며, 형상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나누면 6개의 엄니[牙]가 난 흰 코끼리를 탄 모양, 연화대에 앉은 모양의 두 종류가 있다. 석가여래를 협시하는 경우에는 오른손을 여의(如意), 왼손을 여인(與印)으로 결인(結印)한다. 또 밀교(密敎)에서는 금강살타(金剛薩陀)와 같이 생각하여 태장계 만다라(脫藏界曼茶羅)의 중대팔엽원(中臺八葉院) 남동 끝에 두며, 왼손에는 연꽃을 들고 그 위에 검(劍)을 세웠고, 오른손은 삼엽묘선(三葉妙善)의 인(印)을 하고 있다.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은 사찰을 들어가는 금강문 뒷편 벽화에 잘 나타나고 있다.
- 관음보살 또는, 관세음보살(觀音菩薩像, Avalokitesvara)
묘장왕의 막내딸 묘선이 향산에 입산하여 비구니가 되자 왕은 크게 노해 절을 불태우고 묘선과 다른 비구니를 죽였으나 묘선은 소생하여 중병에 걸린 묘장왕을 구환해주고 성도하여 관세음보살이 되었다. 중생의 모든 어려움을 구제하고 각기의 소원을 성취시켜주는 대자대비한 보살, 흔히 화려하게 치장하고 정병(깨끗한 물이 담긴 병)을 들고 있다. 관음보살은 아미타불을 대세지보살이나 지장보살과 함께 협시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아미타를 협시하는 8대보살로서도 많이 표현된다. 그 밖에 석가불의 협시보살 또는 기타불의 협시보살로서도 표현된다. 후대에는 관음보살상을 단독으로 모시고 신앙하는 경우도 많아졌는데 이 때에는 관음전 또는 원통전에 모셔진다. 원통전(圓通殿)은 관음보살이 사원의 주불일 때 붙이던 이름이고, 관음전은 부속 불전일 때 붙이던 이름이다.
산스크리트로 아바로키테슈바라(Avalokitesvara)이며, 중국에서 뜻으로 옮겨 광세음(光世音), 관세음(觀世音), 관자재(觀自在), 관세자재(觀世自在), 관세음자재(觀世音自在) 등으로 썼는데 줄여서 관음(觀音)이라 한다. 관세음은 구역이며 관자재는 신역인데, 산스크리트 '아바로키테슈바라', 곧 자재롭게 보는 이[觀自在者], 자재로운 관찰 등의 뜻으로 본다면 관자재가 그 뜻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찍부터 관세음보살로 신앙되어 왔으며 관음보살이라 약칭하였다.
그래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을 관음보문품(觀音普門品) 또는 관음경(觀音經)이라 일컫는다. 관세음(觀世音)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펴본다'는 뜻이며, 관자재(觀自在)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자재롭게 관조(觀照)하여 보살핀다는 뜻이다. 결국 뜻으로 보면 관세음이나 관자재는 같으며 물론 그 원래의 이름 자체가 하나이다.
관음보살은 머리의 보관에 아미타불을 새기고 손에 보병이나 연꽃을 잡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다. 이밖에 백의관음, 11면관음 등 수많은 관음이 있다. 이것은 중생의 제도를 위해서 각 중생의 수준에 알맞은 모습으로 변해서 제도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관음보살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우리 나라 관음보살상 가운데 가장 저명한 것은 석굴암11면관음보살상, 경주서악관음보살상 등을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像)
협시보살 ·대세 ·세지(勢志) ·득대세지(得大勢志)보살 등으로도 불린다. 마하살타마바라발다(摩訶薩馱摩婆羅鉢多) ·마하나발(摩訶那鉢) 등으로 음사하며, 왼쪽의 협시불인 관세음보살과 함께 아미타삼존불(三尊佛)을 이룬다. 서방 극락세계에 있는 지혜 및 광명이 으뜸인 보살이다.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는 지혜의 빛으로 널리 중생을 비추어 삼도(三途)를 떠나 무상(無上)한 힘을 얻게 하고, 발을 디디면 삼천세계와 마군(魔軍)을 항복시키는 큰 위세가 있다고 하였다. 그 형상은 정수리에 보병(寶甁)을 이고 천관(天冠)을 썼으며, 염불하는 수행자를 맞을 때는 항상 합장하는 모습이다. 서악아미타삼존상의 대세지보살상이나 벽도산대세지보살상 등이 손꼽히는 상으로 생각된다.
- 일광보살(日光菩薩)
태양처럼 빛나는 지혜와 덕상을 갖추고 중생을 교화하는 보살이다. 일요보살(日曜菩薩) ·일광명보살 또는 일광변조보살(日光遍照菩薩)이라고도 한다. 월광보살과 함께 약사불(藥師佛)의 협시보살이며, 약사불이 보살행을 할 때 세운 12대원(十二大願)에 따라 중생의 현실적인 고통을 제거하고 안락하게 해주는 성격을 갖는다. 소의경전은 《약사여래본원경(藥師如來本願經)》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 《관정경(灌頂經)》에 수록된 《약사유리광경》 등이다. 〈정유리정토표〉에 의하면, 그 형상은 적홍색 몸에 왼손 손바닥에 해를 올려놓고, 오른손으로는 천상에서 핀다고 하는 넝쿨로 된 만주적화(蔓朱赤花)를 잡고 있다. 흔히 보관이나 이마에 일상(日像)을 표현하고 있다.
일광보살을 약사불의 협시가 아닌 독자적으로 봉안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일경(大日經)》에 따른 태장계 만다라를 이룰 때이다. 이 경우 여러 가지 장애를 제거하는 활동을 상징하는 제개장원(除蓋障院) 9존 중 제일 아래쪽에 안주하는데, 이때의 밀호는 위덕금강(威德金剛)이고, 종자는 카(Ka)이며, 삼매야형은 붉은 보배이다. 온몸은 살색이며 오른손은 팔을 펴서 손바닥을 세워 몸쪽으로 향하게 하되 끝의 세 손가락을 약간 구부린다. 가슴 아래 위치하는 왼손은 주먹을 약하게 쥐어 보주를 올려놓은 연꽃을 잡는다.
- 월광보살(月光菩薩)
달처럼 청정한 덕상을 갖추고 중생을 교화하는 보살이다. 산스크리트로는 Candra-prabha이며, 이를 번역하여 월정(月淨) 또는 월광변조보살(月光遍照菩薩)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 여러 형태로 이야기되는데, 첫째는 석가모니가 과거세에 보살행을 닦으면서 국왕으로 나투었을 때의 이름이다. 이 왕은 대위덕을 갖추었고 나중에 노도차바라문에게 머리를 보시하여 바라밀을 성취하고는 월광보살이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또한 월광보살은 일광보살과 함께 약사불(藥師佛)의 협시보살이며, 약사불이 보살행을 할 때 세운 12대원(十二大願)에 따라 중생의 몸과 마음의 병을 다스린다.
소의경전은 《약사여래본원경(本願經)》,《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관정경(灌頂經)》에 수록된 《약사유리광경》 등이다. 〈정유리정토표(淨유璃淨土標)〉에 의하면, 그 형상은 백홍색 몸에 왼손 손바닥에 월륜을 올려놓고, 오른손으로는 홍백의 연꽃을 잡고 있다. 흔히 보관이나 이마에 월상(月像)을 표현하고 있다.
밀교 계통에서는 두 종의 월광보살이 있다. 금강계 만다라에서는 현겁(賢劫) 16존의 한 분으로 달처럼 맑고 시원한 진리의 법락을 베풀어준다고 한다. 이 경우 삼탈저(三脫杵) 속의 미세한 지(智)를 상징하는 미세회(微細會) 제2원 서쪽에 있고, 밀호는 청량금강(淸凉金剛), 삼매야형은 반달형이다. 태장계 만다라에서는 지혜의 구체적 활동을 상징하는 문수원(文殊院) 가운데 한 분으로 묘길상의 오른쪽, 묘음보살과 무구광보살 중간에 있다. 밀호는 위덕금강(威德金剛), 삼매야형은 청련화를 반달형 위에 둔다.
한국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약사신앙이 유행하여 약사불상이 많이 제작되었으나, 협시불을 갖춘 약사삼존상은 현재 남아 전하는 것이 많지 않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방어산(防禦山) 마애약사삼존상인데, 이 상에서 월광보살은 이마에 원형의 월상(月像)이 표시되어 있으며, 지물(持物)은 표현되어 있지 않다. 불화 가운데는 조선시대의 약사여래도에서 일광보살·월광보살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 미륵보살(彌勒菩薩)
33천의 하나인 도솔천에서 도솔천을 주재하는 보살이다. 원래 유가유식학을 체계화시킨 실재했던 인도의 학승이었는데 법상종의 교조로 신비화되어 보살로 변신한 것이다. 그래서 법상종에서는 주존불(主尊佛)로 신앙하고 있다. 감산사(甘山寺)의 미륵보살이나 용장사(茸長寺)의 미륵존상 등은 바로 법상종의 주존불로 신앙되었던 당대의 걸작품들인 것이다.
- 지장보살(地藏菩薩)
지장보살은 지옥·아귀·축생·수라·사람·하늘 등 6도(六道)의 윤회(輪廻)에 끝없이 방황하는 중생들을 구제해 준다. 그리고 지옥의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인도하여 정토의 극락세계로 이끌어 주는 구세주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장보살을 신앙해서 죽은 뒤에도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현실의 고통에서 해탈시켜 주는 자비의 화신인 관음보살과 함께 민중들의 아낌없는 귀의를 얻은 것으로 생각된다.
석가의 위촉을 받아, 그가 죽은 뒤 미래불인 미륵불(彌勒佛)이 출현하기까지의 무불(無佛)시대에 6도(六道)의 중생을 교화·구제한다는 지장보살은 브라마나 시대부터 일장(日藏)·월장(月藏)·천장(天藏) 등과 함께, 별의 신으로서 신앙되었다. 불교에서는 6세기 초 외족의 침입으로 북인도의 불교 파괴의 사회현실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널리 유포되었다. 이것이 중국에 들어와 염마시왕(閻魔十王) 신앙과 결합되고, 말법(末法) 사상이 활기를 띠면서 지장을 통한 구제를 희구하는 신앙으로 발전하였다. 이는 관음신앙과 더불어 중요한 민간신앙이 되었다.
지옥끝까지 가서 최후의 일인까지 성불시킨 다음에 자신이 마지막으로 성불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명부의 보살로 흔히 석장(돌지팡이)을 들고 맨머리거나 두건을 쓰고 있다. 무독귀왕과 도명존자를 좌우로 협시하여 명부전( 지장전)에 모셔진다.
[보살행 - 사홍서원과 육바라밀]
그래서 보살은 사홍서원(四弘誓願)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보살은 이러한 소원을 세우고 한시도 게을리 말아야한다. 사홍서원이란 다음과 같다.
-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 고통 많은 중생들을 모두 다 구제하리라.
-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 다함 없는 번뇌를 모두 다 끊어리라.
- 법위무량서원학(法爲無量誓願學) : 헤아림없는 법문을 모두 다 배우리라.
-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 지극한 불도를 반드시 이루리라.
또한 보살은 바라밀을 실행하여야 한다. 6가지 바라밀(波羅密)을 실행해야 한다. 바라밀이란 도(度) 곧 생사와 번뇌에 찬 이 세상에서 떠나 이상의 경지인 열반(涅槃) 곧 피안(彼岸)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육바라밀은 다음과 같다.
- 보시바라밀(布施波羅密) : 자비심으로 조건 없이 남에게 재물을 주는 재시(財施), 불법을 설하여 남을 제도하는 법시(法施), 남을 재난에서 구하는 무외시(無畏施) 등 복리를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
- 지계바라밀(持戒波羅密) : 부처가 정한 법을 지켜서 허물이 없도록 한다. 소극적으로는 악한 일을 범하지 않을 것이며, 적극적으로는 선행을 쌓아야 한다.
- 인욕바라밀(忍辱波羅密) : 인간 세계에서 일어나는 비방이나 박해에 대하여 성내거나 원망하지 않고 보복하지 않으며 추위와 더위 혹은 기아도 참아 내야 한다.
- 정진바라밀(精進波羅密) : 금하는 날에 고기를 먹지 않을 것이며, 마음이 용맹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다른 바라밀을 지켜나가는 데 게으름이 없어야한다.
- 선정바라밀(禪定波羅密) : 진리를 올바로 조용히 생각하여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삼매경에 이르며 산란하지 아니한다.
- 지혜바라밀(반야바라밀·般若波羅密) : 반야(般若)는 실상을 비쳐 보는 지혜로써, 생사의 이 언덕을 건너 불생불멸의 저 언덕에 이르는 뗏목과 같으므로 여러 불법에 통달하여 어지러움을 끊고 참 뜻을 깨달아야 한다.
[육바라밀도 벽화 이야기 - 송광사 대웅보전 외벽]
제 1 보시
그림 가운데는 싯다르타, 왼쪽은 보시태자께 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그렸고, 오른쪽은 아버지가 두아들을 빼앗겨도 애욕, 탐욕을 버리고 베푼다는 뜻이 담겨있다.
제 2 지계
거친 풍랑이 이는 바다에 다섯 스님들이 작은 포대 위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합심하여 아수라의 유혹과 위협에도 물에 빠지지 않으려 계를 지켜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제3 인욕
싯다르타 - 수자타 우유죽을 드시고 다시 정각을 이루고자 보리수 나무아래에서 선정에 드신 싯다르타 태자에게 온갖 마구니들이 협박과 유혹을 가한다. 그러나 싯다르타 태자는 모두다 물리치시고 마침내 더 이상 위없는 깨달음, 무상보리를 얻어 부처님이 되셨다.
제4 정진
아난- 아난은 스승 석가모니를 25년간이나 가장 가까이에서 시봉하고 부처님이 하신 말씀을 모두 기억하는 똑똑한 제자였다. 그러나 도를 깨닫지 못해 초기 교단에 들지 못하였다. 이를 부끄러워하며 절벽 끝에 까치발로 서서 7일간이나 용맹정진한 끝에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제1회 교단 결집에 들어가 불경을 만들었다.
제5 선정
서기 527년 인도에서 중국으로 온 달마는 숭산의 소림사 동굴에서 9년 동안 면벽수행을 하였다. 이에 혜가가 나타나 자기 팔뚝을 끊어 바치며 제자가 되었다(오른쪽). 달마가 죽어 나라에서 성대히 장례를 치러 매장하였다. 3년후 중국의 사신은 인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쪽 신발을 지팡이 꽂고 인도로 돌아가는 달마를 만났다(왼쪽). 돌아와 급히 황제께 아뢴 다음, 달마의 무덤을 헤쳐보니 외짝 신만 남아 있었다.
제6 지혜
원효는 의상과 함께 중국의 선진 불교를 배우고자 유학 길을 나선다. 그러나 풍랑이 심해 동굴 속에서 잠을 잤다. 밤중 갈증으로 어두운 잠자리를 더듬어 달콤하게 물을 마셨다(오른쪽). 아침에 깨어나 자리를 둘러보니 해골바가지들이 굴러다니는 무덤이었다. 또한 밤에 달콤하게 마신 물은 해골바가지에 고인 썩은 물이었다. 원효는 갑자기 깨달았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지은 것(일체유심조)"이라는 것을.
춘원 이 광수님이 지은 [애인(愛人)]은 육바라밀을 시로 표현한 절창이다.
어쩌면 사랑 표현을 이렇게 진하게 나타낼 줄 아는지? 부처같고 관음같은 내사랑은 아는가?
[애인 (愛人:육바라밀)]
님에게는 아까운 것이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布施)를 배웠노라.
님께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持戒)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忍辱)을 배웠노라.
자나깨나 쉴 사이 없이 님을 그리워하고 님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정진(精進)을 배웠노라.
천하에 하고많은 사람 중에 오직 님 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선정(禪定)을 배웠노라.
내가 님의 품에 안길 때의 기쁨도 슬픔도 님과 나와의 존재도 잊을 때도
거기서 나는 살반야(薩般若)를 배웠노라.
이제 알았노라. 님은 이 몸께 바라밀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툰 부처시라고.
[보살상의 특징]
- 여래상이 곱슬머리인 나발(螺髮)임에 비해 보살상은 긴 머리를 빗어 묶고 수발을 어깨로 늘어뜨렸다.
-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있다. 지장보살은 보관 대신에 맨머리거나 두건을 쓰고 있다.
- 몸에는 온갖 영락(瓔珞)을 걸치고 목걸이, 귀걸이, 팔찌, 발찌 등 장신구로 장식하였다.
- 몸에는 양 어깨에서 팔꿈치를 휘감고 늘어뜨려지는 아름다운 천의(天衣)를 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