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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이야기

목어 벽화 이야기

by 황보근영 2023. 6. 23.

용주사 벽화 이야기 4

상단-심우도 장면일부? / 하단-목어 이야기

불전사물의 하나인 목어(木魚)가 생긴 유래가 되는 이야기

옛날 중국 동정호 가까이에 공부가 하늘에까지 닿은 도승(道僧)한 분이 있었다. 중국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서까지도 스님의 높은 가르침을 받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스님 밑에는 많은 제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중 한 제자가 공부를 하려는 뜻을 세워 스님의 제자가 되기는 하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게으름이 나서 하라는 공부는하지 않고 장난만 일삼았다. 스님은 여러 번 좋게 타일렸으나 게으른 제자는 스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계속 방종한 길로만 흘러갔다. 할 수 없이 스님은 그 제자에게 벌을 주기로 결심하고, 신통력을부려 그를 물고기로 만들어 동정호 속에 던지고 말았다. 그리고 반성을 하면 다시 사람으로 되돌려 주겠으니 참회하고 근신하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물고기가 된 제자는 반성은 커녕 물 속을 마음대로 헤엄쳐 다니며 처음 보는 물 속을 구경하면서 더 재미있게 놀기만 하였다. 이를 안 스님은 물고기에게 더 무거운 벌을 주기로 결심하였다.그리하여 물고기의 등에 커다란 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 등에 나무가 생기자 물고기는 헤엄을 칠 수도 없고 먹이를 잡아 먹을 수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풍랑이 칠 때마다 등에 있는 나무가 흔들려 등의 살이 찢어지고 피를 흘려 뼈가 깎이는 듯한 고통을 겪었다. 그때부터 그는 후회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고달픈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난 후 마침 스승인 스님이 배를 타고 동정호를 지나게되었다. 물고기는 이를 알고 스님에게 다가가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용서를 빌고 살려 달라고 애원하였다. 스님은 제자가 충분히 반성한 것을 보고 수륙제(水陸齊)를 베풀어그를 다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물고기 등에 있던 나무로 목어(木魚)를 만들어서 절에 걸어 두고 아침 저녁으로 사람을 모을 때 치면서 많은 제자들이 경계심을 갖도록 했다고 한다. 또한 목어를 더욱 작게 만들어서 늘 몸에 지닐 수 있게 한 것이 바로 목탁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괘목으로 만든 목탁은 모양도 예쁘고 소리도 청아한 귀중한 불구(佛具)이다. 

- <재미있는 우리 사찰의 벽화이야기>에서 발췌
이어서 읽기> 금당의 뜰안 - 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