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無量壽殿), 아미타전(阿彌陀殿)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극락전(極樂殿)은 바로 극락세계를 묘사한 전각이며 대웅전 다음으로 많은 전각이다. 극락세계가 서쪽에 있으므로 보통 동향으로 집을 지어 참배하는 사람들이 서쪽으로 향하여 예불하도록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지었다.
극락전의 주불인 아미타불은 자기의 이상을 실현한 극락세계에서 늘 중생을 위하여 설법을 하고 있는데, 이를 상징하는 뜻으로 극락전을 '미타전(彌陀殿)'이라고도 하고 또 극락세계에서는 수명이 무량하므로 '무량수전(無量壽殿)'이라고 한다.
신라의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석사의 국보 18호인 무량수전은 안동 봉정사 극락전 다음으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 건축물이지만 건물의 규모나 구조 등의 완성도에서 볼 때 최고(最高)의 걸작품이다. 공포형식은 주심포계로서 매우 건실하게 짜여져 있으며 배흘림 기둥으로 유명하며 편액은 고려 공민왕의 글씨이다. 무량수전의 주불인 소조 아미타불(국보 제45호)은 내부의 열주(列柱) 좌우하며 동향하고 있다.
(아래는 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의 글이다.)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이 젖고 있다.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 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랑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멀찍이서 바라봐도 가까이서 쓰다듬어봐도 무량수전은 의젓하고도 너그러운 자태이며 근시안적인 신경질이나 거드름이 없다.”
이 대목은 부석사 무량수전과 그 주위 경관을 짧은 글로 그린 것인데 무랑수전과 그 조형, 무량수전과 자연의 조화, 또 거기 담긴 깊은 뜻과 선조에 대한 고마움 등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내용을 그리도 간결하고 아름답고 절실하게 표현했는지 감히 무어라 할 말이 없다. 1994.6.1
정양모(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아미타불은 아득히 먼 옛날에 법장(法藏)이라는 이름의 보살이었다, 그는 최상의 깨달음을 얻으려는 뜻을 세워 살아있는 모든 자를 구제하고자 48가지의 원(願)을 세워, 한 없이 긴세월 동안 고된 수행을 했다. 그리하여 그 원을 모두 이루어서 극락세계의 임금이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0겁(劫) 이전의 일이다.
불교의 시간 단위에서 보통 영원을 뜻하는 겁(劫)이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40리나 되는 큰 성안에 겨자씨(채송화씨, 담배씨같이 아주 작은 씨앗)을 가득 채우고 100년마다 하늘새(극락조)가 한번씩 날아와서 그 겨자씨를 한개씩 하늘로 물고 올라가는데, 그것을 전부 물고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1겁이라 하며 또는 각각40리 되는 돌에 100년에 한 번씩 선녀가 지나가면서 옷깃에 닳아 없어지는 시간을 1겁이라 한다.
극락전에는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시고 좌우 협시 보살로 관세음 보살과 대세지 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극락전 불 보살 배치도]
대세지 보살 아미타불 관세음 보살
- 대세지 보살(大勢至菩薩)은 지혜의 광명을 놓아 모든 중생을 비추어, 삼도(三途)를 여의고 위없는 힘을 얻게 하는 보살로서, 발을 크게 디디면 3천 대천세계와 마군의 궁전이 진동하는 큰 힘과 위세를 갖고 있다한다. 정수리에 보병(寶甁)(병속에는 부모님의 유골을 담고 다니면서 항상 효를 생각한다)을 얹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 관세음 보살(觀世音菩薩)은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보살이며 병들고 고통받는 중생 앞에 나타나서 고통과 괴로움을 덜어주는 자비의 화신인 보살, 남쪽 바닷가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이 처소이며(속초 낙산사)보관에 스승인 아미타불을 얹고 있다.
후불 탱화(後佛 幀畵)는 주로 극락 정토를 잘 묘사한 극락회상도가 봉안되어있다. 이를 자세히 보면 앞에서 얘기한 극락의 아름다운 모양이 잘 나타나 있다, 극락전의 내부 치장도 화려하고 꽃무늬와 비천으로 장식된 불단과 여의주를 문 용과 극락조 조각 등으로 장식되어있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서 잘 살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고통스러운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안락한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바란다. 극락이란 즐거움만 있는 곳이며, 그 즐거움은 모두 극락의 임금인 아미타불의 오랜 소원과 공덕에 의해서 이룩된 것이다.
통도사에 보존되어 있는 아미타극락회상탱화인데, 탱화란 천이나 종이에 그림을 그려 액자나 족자 형태로 만들어지는 불화를 말한다. 비단 바탕에 채색하여 그린 이 탱화는, 중앙의 높은 대좌에 아미타여래가 앉아있고, 대좌 전면에 협시보살상이 위치하며, 그 좌우측에 사천왕이 2구씩 각각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본존 좌우측에는 두광을 갖춘 8대보살과 권속들이 배치되어 있다.
[불교에서의 이상세계 : 극락]
극락세계는 서쪽 먼나라에서 아미타불이 지금도 설법을 하고 계신다. 극락세계의 집에는 7겹의 난간과 7겹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나무 기둥이 있으며, 그 난간과 기둥은 방울과 금 은 유리 수정 등으로 장식되어 있고 산호 노마 호박을 더한 일곱가지 보석으로 만든 연못이 있으며 그 연못에는 8가지 공덕을 구비한 물과 모래가 깔려있다. 하늘에서는 늘 은은히 음악이 들여오고 땅은 황금색으로 아름다우며 주야로 세번씩 천상에서 향기로운 꽃이 떨어진다. 백조와 앵무새, 공작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노래이며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은 부처님을 생각하게 되고 착한 일을 생각하게 한다. 깨달음을 이룬 사람도 무수히 많고 다음생에 부처가 될 사람도 많이 있는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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