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風磬)은 절[寺], 기타 누각 등의 처마 끝에 다는 경쇠이다. 풍령(風鈴, 바람의 방울), 풍탁(風鐸, 바람이 치는 목탁), 첨마(墅馬)라고도 말하여진다. 말 그대로' 바람이 소리내는 경쇠'로서 옛날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라 한다. 작은 종처럼 만들어 가운데 추를 달고 밑에 쇳조각으로 붕어 모양을 만들어 매달아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낸다.
사람이 만들었으나 굳이 사람이 꾸미어 소리내지 않아도 그저 바람부는 대로 자연이 소리를 만들고 있다. 비록 작은 소리이지만 가만히 귀기울이면 이만큼 정겨운 소리도 없을 듯하다.
조계산 송광사의 불일암자에서 들은 풍경소리에 반하여 돌아오는 길에 작은 풍경을 구입하여 아파트 현관 문에 달아두고 가끔씩 문을 열어 산사의 소리를 애써 빌려오고 있다.
내 나름, 풍경을 '바람의 거울(風鏡)'이라 읽고 뜻하고 싶다. 바람이 불어 만드는 소리에 내 마음 자리를 돌아보게 되어서 그렇다. 보이지 않는 거울, 소리로 나를 돌아보는 거울, 마음의 거울이다.
대체로 풍경 아래에 물고기 모양을 달아둔다. 목어와 목탁이 물고기 형상을 지녔듯이, 풍경 소리에 항상 맑은 정신을 지녀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풍경을 풍탁(바람의 목탁)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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