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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로 가며

사찰 예절

by 황보근영 2023. 4. 18.

절 집에는 "가는 사람 붙들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말라." 라는 말이 있다. 절에 가고 옴이 오로지 내 맘에 달려 있지 어느 누구의 강요나 억압 등에 의해서 억지로 끌려오거나 가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절에 가는 것은 오로지 내가 좋아서 가는 것이고 내 뜻으로 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오고감이 자유로운 만큼 절에서의 행동도 스스로 알아서 잘해야 한다. 내가 좋아서, 나의 선택으로, 내 뜻에 따라 찾아간 곳이니까, 절에서의 내 행동도 당연히 내가 책임을 지고 지성인답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므로 절 경내에 들어섰을 때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알아서 잘 지켜야 한다.

 

[ 절을 찾아갔을 때] 

  •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경내에 들어간다.
  • 단정하고 간편한 복장을 한다.
  • 손을 씻고 양치를 한다.
  • 스님을 만나면 합장을 하고 인사를 한다.
  • 기도나 제(祭)에 참석할 때는 미리 부정한 일을 멀리한다.
  • 일 없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지 않는다.
  • 큰 법당에 참배하되 문이 닫힌 법당에는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다.
  • 법당 앞을 지날 때는 합장하고 반배한다.
  • 절의 행사나 남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 향과 양초 등을 준비해서 부처님 전에 공양을 올린다.
  • 일주문에 들어서면 소지품을 내려놓고 법당을 향해서 합장을 하고 반배를 올린다. 
스님을 만나면 합장 인사를 드린다. 법당 앞을 지날 때는 합장 반배드린다.

[법당 안에 들어갔을 때]
마음을 먹고 절을 찾아갔거나 우연히 갔거나 일단 절에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부처님께 참배해야 한다. 불교 신자는 물론이지만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절에 갔으면 부처님께 절을 하는 것은 문화인이 지켜야 할 상식이다. 우리는 남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 집 주인 어른에게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예절의 기본이라고 알고 있다. 부처님은 절집의 주인이시고 가장 큰 어른이시며 또한 역사적 실존 인물이다. 그러므로 절에서 부처님께 절을 하는 것은 문화인의 상식이고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예절이다.

법당 안으로 들어 갈 때는 반드시 옆문으로 들어간다.

[큰 절하는 법]
삼보(三寶)에게 올리는 큰 절은 오체투지(五體投地)의 큰절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것은 인도식으로 절하는 방법인데, 머리 . 다리 . 팔 . 가슴 . 배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납작하게 엎드려 절하는 예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찰에서 하는 큰 절 방법은 원래 있던 우리나라 고유의 절하는 방법에 인도식 오체투지 절을 가미해서 절충식으로 만든것이다. 우리나라는 왼쪽, 오른쪽 팔꿈치, 왼쪽, 오른쪽 무릎, 이마가 닿도록 하여 절을한다.
절을하는 순서는 아래와 같다. 송광사를 찾았을 때, 스님께 여쭙고 부탁을 드려 부처님께 큰절을 올리는 법을 배우고 사진을 찍었다.  

 

  • 차렷자세로 합장 한 채 선다.
  • 그 자세에서 그대로 무릎만 꿇는다.
  • 오른손을 땅에 대는 동시에 발등이 땅에 닿도록 해서 꿇어 앉을 때 취하는 것과 같은 발모양을한다. (이때 왼발이 오른발위에 포개져서 X자가 되게 한다.)
  • 양손과 이마를 땅에 댄다. 이때, 두 손의 간격은 두 손 사이로 머리가 들 어 갈 수 있을 정도로 벌린다.
  • 손을 뒤집어 귀 위로 약간 들어올려 부처님 발을 받드는 모습을 한다.
  • 다시 오체투지 자세로 돌아와서, 머리를 들며 왼손을 가슴에 댄다.
  • 오른손을 들며 일어나 앉아 합장을 한다.
  • 일어서서 처음 절을 시작할 때의 자세로 돌아간다. 이렇게 절을 세 번 한다.
  • 세 번째(마지막) 절을 했을 때, 오체투지한 상태에서 잠깐 동안 손바닥을 뒤집어 귀 위까지 올린 다음 다시 오체투지한 상태로 돌아간다.
  • 손바닥이 땅에 닿은 상태에서 머리와 어깨만 살짝 든다.
  • 오체투지의 상태로 돌아간 다음,손을 뒤집는 동작을 한 번 더 하고 오체 투지의 상태로 돌아간다.
  • 머리를 들며 왼손을 가슴에 댄 다음, 오른손을 들며 일어나 앉아 합장을 한다.
  • 일어서서 처음 절을 시작할 때의 자세로 돌아간다.
  • 마지막 절할 때 하는 예절을 고두(叩頭), 유원반배(唯願半拜)라고 한다.
  • 이상의 동작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속적으로 해야 한다.
    (여기서는 한 동작 한 동작 끊어서 설명했으나 뒷장 그림같이 실제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합장 한 채 선다. 무릎만 꿇는다. 왼손과 이마를 땅에 댄다.
양손을 뒤집어 귀 위로 약간 들어올린다 허리를 펴며 합장한다.
  • 일어서서 처음 절을 시작할 때의 자세로 돌아간다


고두는 절을 몇 번 하든지 제일 마지막에 하는 예이다. 지극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서 7배, 21배, 108배, 1080배, 혹은 3000배를 해야한다 해도 가장 마지막 절을 할 때는 한 번만 고두를 하는 것이다. 고두의 의의는 '부처님의 법을 이제 내가 두 손으로 받듭니다.'라는 뜻이다.


[합장(合掌) 과 차수(叉手)]
합장(合掌)이라는 말은 불교 경전에도 나올 뿐만 아니라 불교도들이 늘 경례를 할 때 많이 쓰이는 동작이다. 경례, 즉 절을 하는 방법은 민족과 지방과 때에 따라 그 모양이 다르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실외에서는 허리를 굽혀서 인사를 하고, 실내에서는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는 것이 옛날부터의 관습이다. 불교에서는 앞에서 말한대로 오체투지의 큰 절을 하고, 서양 사람들은 악수를 하고 군인들은 거수경례를 한다.

합장도 원래는 고대 인도 사람들의 경례의 한 종류였다. 합장은 글자 그대로 두 손바닥을 모아서 경례를 한다는 뜻이지만, 부처님을 합장 공경(合掌 恭敬)하고 합장 차수(合掌 叉手)하여 높은 덕을 찬탄(讚嘆)한다는 말이 있으니, 이때의 합장이나 차수는 단순히 손의 동작이나 경례를 가르키는 말이 아니라, 우주의 만법을 절대의 일심경(一心境)으로 모아서 통일의 자세를 취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즉 마음을 모은다, 정신을 통일한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이다.
합장에도 모양이 여러가지 있는데 그것을 잘 설명한 것이 밀교(密敎)라는 불교의 한 종파에서 말하는 12합장법이다. 그 중에서 두 손바닥을 밀착해서 합장하는 건실심 합장의 방법이 보통 우리가 하는 합장이다. 합장의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합장을 하는 그 마음이 일심의 경지에 있어야 한다. 모든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순수한 본연의 일념으로 합장하는것이 올바르다.

차수는 두손을 자연스럽게 마주 잡는 손 모양을 말한다. 합장이 오래될 때나 법문을 들을 때나, 어른앞에 서서 이야기를 들을때 등은 차수를 한다.

합장 차수

[사찰 경내에 머무를 때]
깨끗한 몸으로 잘먹고 잘 배설하는 일은 절에서도 중요한 사항들이다. 세가지 요긴한 일을 충족시킬 수 있는 후원을 삼묵당(三默堂:밥을 짓고, 대중이 모여 버릇대로 공양하고, 신도를 공궤하고 기거하는 승방)이라 부르기도 한다.입 다물고 요긴한 3가지 일들을 하는 곳이므로 우리도 조용히 구경하도록 하자. 절집의 주인이신 부처님께 인사도 올렸으니 이제 절집에 머무르면서 조용히 탑과 건물, 벽화와 탱화, 울창한 숲과 면면이 이어진 산세등 유서 깊은 불교 문화의 유물과 진수를 느긋하게 감상해 보자.

[공양 예절]
절집에서 식사하는 것을 공양(供養)이라고 한다.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다른 음식을 경내에서 먹어서는 안된다. 공양도 시간에 맞추어서 시간내에만 공양을 해야한다. 부처님과 절과 스님에게 올리는 정신적. 물질적인 모든 것을 공양(供養)이라고 한다. "공양"이라는 말에는 두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식사를 한다', 둘째는 '부처님께 바친다'라는 뜻이다.
공양이란 "공급(供給)하여 자양(資養)한다"는 의미로 종류는 다음과 같다.

  • 경공양(敬供養) : 사원의 건립, 불상의 건립, 탑이나 종의 건립등을 통하여 공양하는 것
  • 행공양(行供養) : 부처님을 참배하거나 사찰에 이르는 길을 닦거나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거나 하는 행위를 통해서 공양하는 것 
  • 이공양(利供養) : 음식이나 과실, 꽃, 향, 초, 쌀이나 차를 바치는 행위이나 요즈음은 불전(佛錢)을 바침으로써 공양하는 것

 

[공양을 드리는 사람의 마음가짐]

  • 청정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오직 심성이 맑아질 것을 생각해야 한다.
  • 자기가 올린 공양에 대해서 자랑하거나 교만하지 않는다.
  • 공양은 정법을 위해 쓰는 곳에 올려야 한다.
  •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물건은 공양물로 써서는 안된다.
  • 자기 분수에 맞게 공양한다.
  • 공양을 올리고 불공을 드리는 시간은 가능하면 오전 10-12시 사이가 좋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하루 한끼만 잡수셨는데 바로 오전 9-11시 사이였기 때문에 이를 사시공양[巳時]이라 하며 하루중 기(氣)가 제일 상승한 시(時)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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