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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로 가며

장욱진 화백과 사찰의 구조

by 황보근영 2023. 10. 22.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석조전에서
장욱진 회고전을 봤다.
내가 알고 있는 화풍과 전혀 다른 그림 몇편을 봤다. 특별히 불교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불교 사찰의 기본적 구조를 가르치기 위해 대략도를 칠판에  얼른 그린 듯하다.

내가 설명하는 산사의 기본구조와 비슷하다. 피안교를 지나며 물을 건너 속세의 때를 씻고, 일주문, 천왕문, 금강문, 불이문을 지나 절마당에 들어간다. 불탑을 중심으로 앞에는 금당이 있고 그 좌우로 종루 등 전각당우가 있으며, 금당  뒤로는 칠성ㆍ산신ㆍ독성을 모신 삼성각이 있고 깊숙히 암자로 들어가는 숲길이 있다.

절 나들이

절 나들이

절 나들이 Trip to Temple
1982,종이에 먹, 개인소장
Ink on paper,private collection
장욱진은 1970년대 중반부터 사찰을 즐겨 찾았다. 특히 1980년 수안보 생활을 시작하기 전후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던 충청권과 경북 문경의사찰들을 자주 방문했다. 그림 속 공간은 특정 사찰로 지목할 수는 없지만, 미륵리의세계사(世界寺)는 계곡도 있어 가족과 함께 여러 차례 찾았다고 한다. 일주문과 종루, 법당, 흐르는 물 위의 돌다리를 가족이 함께 건너고 있는 정겨운 시간을 경쾌한붓질로 그려 냈다. 그림을 보노라면 절나들이의 즐거움이 전해진다.

사찰, 4동 배치형

사찰 Temple
1977, 켄버스에 유화 불감, 개인소장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한국 사찰의 전형적인 가람 배치를 약도처럼 표현했다. 법당, 좌우 요사채, 누각이 둘러싼 배치를 '4동 중정형' 배치라고 부른다. 좌측에는 종루(鍾樓),우측에는 천왕문(天王門) 혹은 금강문(金剛門)이 자리 잡았다. 바깥의 두 나무는 불교교리의 '색(色)과 공(空)' 처럼 대구를이룬다. 좌측은 유연한 느티나무, 우측은 굳건한 소나무다. 상단의 담장에 둘러쌓인 집은 큰스님의 거처이거나 세속의 소원을 비는 삼성각(三聖閣)으로 보인다. 그 앞에는 공양을 드리고 있는 인물이 표현되어 있다. 해와 달이 위아래로 표현된 것은 서쪽으로 해가 지고, 달이 뜰 무렵에 타종이 시작된 절에 막 들어선 순간의 느낌을 표현한 듯하다.

사찰 ㅡ 滿開花形의 구도

사찰 Temple
1978, 켄버스에 유화 불감,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Oil on canvas, Chang Ucchin Museum of Art Yangju
장욱진이 명륜동 자택의 안방에 걸어두었던작품이다. 조선시대 도성도(都城圖)에서 볼수 있는 활짝 핀 꽃 같은 형태[滿開花形]의 구도처럼 화면의 동서남북에 각각 건물을 배치하면서 하단에는 사찰의 대문 역할을 하는 일주문을 그렸는데, 여자아이의 손을 잡은 여인이 기둥에 기대어 있다. 일주문의 양 옆에 심어진 나무 상단을 살펴보면 길상을 상징하는 까치와 봉황(혹은 닭)이 각각 앉아 있어 사찰로 들어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어 더욱 신성한 느낌을 준다.

산사의 기본 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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