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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에 들어

불이문(不二門)

by 황보근영 2023. 4. 19.
선종제일대가람(통도사) 불이문

일주문을 들어오면서 일심을 다잡고, 피안교를 건너며 중생의 속진을 씻어내고, 천왕문을 지나면서 청정한 일심을 다시 한번 기약하였건만, 그래도 모자란다. 진리는 하나이며 일심으로 돌아간다며 스스로 다짐하고 달래었건만 어림반푼도 없다. 중생의 습기(習氣)는 자꾸만 성속은 나누고 자타를 구분하며 선악을 분별한다.

이제 부처님 전에 드는 마지막 문에 이르렀다. 이제 또 다시 더 이상은 '둘이 아닌' 세계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전에 다다랐다. 이 문을 불이문이라 한다. 크나큰 근본 진리는 오직 하나이고 둘이 아니며 하나를 깨달으면 백 가지에 통할수 있다(一通百通). 잘 생각해보면 너와 내가 둘이 아니며, 만남과 이별이 둘이 아니며. 시작과 끝이 둘이 아니며, 생(生)과 사(死)가 둘이 아니며,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다. 그 나타난 작용과 현상은 달리 보여도 본체와 근원을 찾아가면 모두가 하나일 뿐이다.

'일체중생(一切衆生) 실유불성(悉有佛性)',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성품을 갖고 있다하니 이 중생과 부처님이 다르지 아니하고(不異)하고, 둘이 아니지(不二) 않은가?
이 문에 들어서면 나와 부처님이 하나되는 세계를 만날 수 있으며 둘이 아닌 하나의 이치를 깨칠 수 있으리라.

하나의 이치를 깨닫는 순간 일체 번뇌 속박에서 풀려 난다하여 '해탈문'이라고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불이문은 불보사찰인 양산의 통도사 불이문이다. 그러나 모든 사찰마다 똑같은 이름의 불이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불국사에서는 자하문이 불이문이며, 승보사찰인 승주의 송광사에서는 천왕문을 지나자마자 종고루 밑의 계단을 오르는데 계단을 오르면 바로 부처님 전당에 발을 딛게 된다. 이 종고루가 바로 불이문을 대신하는 셈이다.

범어사 불이문
해인사 해탈문
부석사 안양문

부석사는 신라 676년(문무왕 16) 의상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집이다. 일주문·천왕문·범종각을 지나면 안양문이 나타난다.  ‘안양(安養)’이란 극락, 곧 아미타불이 주재하는 불국토를 의미한다. 이 안양문을 지나야만 아미타불을 모신 무량수전과 마주할 수 있다. 안양문 아래가 세속의 세계라면, 안양문을 들어서는 순간 천상의 세계, 극락의 세계로 변모한다.
이제 ‘안양문’도 천상의 세계에서는 ‘안양루’로 딸 바꿈 한다.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정말 신선의 세계이고, 천상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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