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을 찾아, 산사를 찾아, 내 마음을 찾아, 온전히 다 찾진 못하였지만 마음 평온하다. 불단에 향을 드리고 내 마음 낮추어 3배 108배 바치고 나니 이제 마음 고요하다. 가벼운 마음과 발걸음을 돌려 찬찬히 부처님의 자락을 살피고 금당의 뜰안을 거닐어 본다.
그 뜰안에 부처님의 향기가 그윽하다. 금당 앞의 불탑(佛塔)하며 석등(石燈) 그리고 금당 내.외벽에 그려진 벽화(壁畵) 기타 여러 가지 불구들도 살펴보고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쳐 왔던 당간지주(幢竿支柱) 등도 살펴본다.
범종루(梵鐘樓)는 범종각, 종고루(鍾鼓樓) 또는 종루, 종각(鐘閣) 등 다양하게 불린다. 큰 범종만 매달아 놓은 곳도 있지만 보통 불전사물(佛殿四物) 또는 법구사물(法具四物)이라하여 범종, 법고, 운판, 목어를 매달아 놓는다. 그 하나 하나에 대해 알아본다.
[범종(梵鐘)]
범종에는 악종(樂鐘), 시종(時鐘), 경종(警鐘), 법종(梵鐘), 홍종(洪鐘), 포뢰(浦牢), 화경(華鯨), 거경(巨鯨), 조종(釣鐘), 당종(撞鐘)등 종류도 많지만 크기에 따라서는 반종(半鐘), 만종(晩鐘)으로 구분하나, 절에 있는 종은 대부분 청동(靑銅)으로 만든 범종이다. 범종은 불교에서 쓰는 법구사물 중의 하나로, 그 소리로 중생을 제도한다.
범종은 다른 불구와 달리 그 규모가 크기 때문에 흔히 종각을 지어서 매달아 둔다. 그리고 작은 종들은 목조 현가를 설치해서 매단다. 멀리 산속에서 은은히 종소리가 들려 올 때면 온갖 마음의 때가 다 가라앉고 영혼은 보석같이 맑아진다.작은 종은 절에서 대중을 모으기 위해서나 때를 알리기 위해서 치기도 한다. 그러나 불교 의식에서는 지옥에서 고통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용된다.
서양(西洋)의 종들은 종이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지만 우리의 종은 움직이지 않고 커다란 종망치(당목)로 쳐서 울린다. 그러기에 소리가 웅장하고 여운이 길며 영혼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숨어든다. 산사(山寺)의 새벽 종소리를 들으면 아무리 마음이 복잡한 사람이라도 마음의 고요와 안정을 찾을수 있다.
종은 대개 아침에 28추(樞) 저녁에는 33추로 하는데 특별히 108번을 칠때도 있다. 이것은 108번뇌를 타파하기 위해 치는 것이며, 무간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중생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치는 것이다. 지옥이 땅밑에 있다 해서 대개의 종은 밑이 트여 소리가 밑으로 퍼져 내려가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종을 치면서 무상의 법문과 염불을 함께 하는 것은 종을 치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받는 죄의 고통을 잠시나마 쉬고, 과거의 잘못을 뉘우쳐 참회(懺悔)하고 새로운 신심(信心)으로 지옥계(地獄界)를 벗어나라고 하는 바람에서 하는 것이다.
범종은 일명 경종(鯨鍾, 고래 경)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종의 꼭지에 장식되어 있는 용(이름은 포뢰)에 얽힌 전설과 관련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포뢰는 동해에 사는 고래를 가장 무서워한다고 한다. 그래서 고래 모양으로 만든 당(撞)으로 종을 치면 포뢰 용이 놀라 큰 소리를 지르게 되고, 그 때문에 종소리가 커진다고 옛 사람들은 믿었다. 〈삼국유사〉에서도, “…자금종(紫金鐘) 셋을 벌여 놓았는데, 모두 종각이 있고 포뢰(蒲牢)가 있으며 고래 모양으로 종치는 방망이를 만들었다(탑상 제4, 사불산.굴불산.만불산 조).”라고 기록하고 있다.
ㅡ출처>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66985
[ 법고(法鼓)]
종각에 있는 큰 북을 법고라 한다. 법구로 쓰이는 여러 가지 불교 행사 때 쓰는데, 주로 아침 저녁에 올리는 예불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한다.특히 북을 치는 소리는 심장의 고동소리와 닮아서 온몸을 힘차게 격동시켜 힘과 용기가 솟아서 그소리를 듣고 온갖 축생(畜生)들이 제도를 받게 된다.
북은 부처님이 설법으로 중생의 번뇌를 격파하는 모습이 마치 대군(大軍)이 큰 북을 둥둥치며 적군을 물리치고 진군하는데 비유해서,불타의 설법을 법고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법고를 두드리는 것은 중생의 번뇌를 모조리 격파하는 것을 뜻한다.
[운판(雲板)]
운판은 불교의식에 쓰는 불전사물(佛典四物)의 하나이며, 구름모양을 한 엷은 청동판을 운판이라 한다. 이를 두드리면 맑고 은은한 소리가 나는 일종의 낭만적인 악기이다.이 소리를 듣고 공중에 이는 고혼(孤魂)과 하늘을 나는 조류계(鳥類界)의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
[ 목어(木魚)]
법구사물 중의 하나로 물고기 모양으로 목어고(木魚鼓), 어고(魚鼓),어판(魚板)이라고도 하며, 누각에 걸어두고 두드리는 것이다.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배부분을 비워서 공동(空洞)을 만들어 나무막대기로 옆구리를 쳐서 소리를 내는데 스님들이 항시 몸에 지니는 목탁도 목어(木魚)에서 유래하였다. 둥근 통나무 속을 파내어 긴 입과 입 양끝의 둥근 두 눈을 만들고 속을 비게 하고 손잡이를 만들었다. 이는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를 닮아 항시 깨어 수행하라는 까닭이다. 목어를 만들게 된 전설을 2가지가 있어서 소개한다.
- 옛날에 한 스님이 스승의 말을 어겨 수행을 게을리하고 옳지 못한 짓만 하다가 죽었다. 그는 죽은 뒤에 이 세상에서 지은 업장으로 등에 한그루의 커다란 나무가 난 물고기로 환생하여 바다 속에서 사는데, 풍랑이 칠 때마다 나무가 흔들려 등의 살이 찢어지고 피를 흘리는 심한 고통을 늘 겪었다. 몇 년을 그렇게 지내면서 참회와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가, 마침 스승님이 배를 타고 그 바다를 건너가게 되었다. 물고기는 스승 앞에 가서 눈물을 흘리며 살려달라고 애원하였다. 스승은 이를 가엽게 여겨서 수륙재(水陸齊)를 베풀어서 물고기를 해탈하게 하였다. 이때 물고기 등에 심은 나무로 목어를 만들어서 절에 걸어두고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 전설이 전해져 온다.
- [백장청규(百丈淸規])에 따르면, 물고기는 잠을 잘때도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하는 사람은 밤낮으로 쉬지 말고 열심히 정진하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다한다.
목어를 울리면 물속에 사는 모든 중생들과 수중 고혼들이 제도된다고 한다. 목어의 형태도 처음에는 단순한 물고기 형태에서 차츰 머리가 용을 닮아 용두어신(龍頭魚身:용머리에 고기모양의 몸)의 형상으로 변하여 지금은 입에 여의주를 문 형태를 취한 것도 있다.
속을 비운 목탁의 유래> https://sansaro.tistory.com/26
<불전사물과 사물놀이>
범종, 법고, 운판, 목어 등 불전사물은 인간과 가죽을 가진 들짐승, 하늘을 나는 날짐승, 물 속에 사는 물짐승 등 모든 생명을 구제하는 소리를 내는 불교의 법구(法具)라면, 1978년 처음 등장하여 세계인의 마음을 사라잡은 우리의 타악기 사물놀이는 가죽으로 만든 북과 장고, 쇠붙이로 만든 징과 꽹꽈리를 가리킨다. 이들 사물은 자연의 소리와 비슷하다. 북은 구름, 장구는 비, 징은 바람, 꽹과리는 번개를 의미하고 그 소리를 낸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1/2020061100381.html
[사물놀이]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원래 사물(四物)이란 불교의식에 사용되던 악기인 법고(法鼓)·운판(雲板)·목어(木魚)·범종(梵鐘)을 가리키던 말이었으나, 뒤에 범패(梵唄)의 바깥채비 소리에 쓰이는 태평소·징·북·목탁을 가리키는 말로 전용되었다. 그리고 다시 절 걸립패의 꽹과리·징·장구·북을 가리키는 말로 전용되어 오늘에 이른다.
이러한 편성에 따른 음악은 1978년 최초로 ‘사물놀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연주단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이들의 농악을 다루는 연주 기량은 아주 뛰어났고, 농악을 무대용 음악에 알맞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구성하였다. 그래서 농악의 생동하는 음악성과 치밀한 연주 기교는 상당한 반응을 일으켰고, 해외 연주활동을 통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도 하였다.
*걸립패(乞粒牌)란 쌀이나 돈과 같은 재물을 걷기 위해 풍물을 치며 돌아다니던 사람들을 말한다.
'금강의 뜰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경(風磬) (0) | 2023.05.25 |
---|---|
탱화(幀畵)와 벽화(壁畵) (0) | 2023.05.25 |
당간(幢竿)과 당간지주 (0) | 2023.05.25 |
석등(石燈) (0) | 2023.05.25 |
불탑(佛塔) (0) | 2023.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