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글> 도량석
[새벽 예불 ]
밖에서의 법고(法鼓)소리. 법당안에서의 경쇠(金鼓)소리. 하나되어 만나면 새벽예불이 시작된다.
"두둥둥둥 두두둥둥 두둥둥둥..." "땅땅땅땅땅땅땅땅...."
안팎이 하나되어 소리내며 만나고 있다. 불보살이 하나되어 만나며, 열반과 사바가 하나되어 만난다. 이때가 새벽 3시 반이다. '밤이면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새벽이면 새벽마다 부처를 안고 일어난다'는 스님들은 경건하게 법당 안에 모두 모였다. 예불은 그 법당 안에 모인 사람들만의 것은 아니다. 범종과 법고와 목어와 운판을 쳐서 모은 뭇 생명의 대중이 함께 있다. 지옥과 하늘, 날짐승과 길짐승, 새와 벌레까지도 부처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모여있다. 선창(先唱) 스님이 예불문을 소리내어 읽으면 모인 대중의 합송이 장엄하게 뒤따른다.
경쇠는 오분향례와 예불문을 염송하는 동안 친다. 놋쇠로 만든 작은 바가지 모양을 띤 경쇠는 사슴이 뿔갈이할 때 벗어놓은 뿔을 채로 사용하는 독특한 법구다. 사슴뿔채로 경쇠를 두드리면 맑고 청아한 소리가 긴 여운으로 이어져 깊게 울린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戒香 定香 慧香 解脫香 解脫知見香)
광명운대 주변법계 공양시방 무량불법승(光明雲臺 周遍法界 供養十方 無量佛法僧)
헌향진언(獻香眞言)
옴 바아라 도비야 훔 (3번)"
"지계의 향이여, 선정의 향이여, 지혜의 향이여, 해탈의 향이여, 해탈지견의 향이여. 이 거룩한 향을 사루어 올리나이다. 광명의 구름은 법계에 두루하여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 가르침, 스님께 공양하옵니다. 향을 사루어 올리는 진언옴! 금강소향존(金剛燒香尊)이시여, 훔"
이름하여 오분법신향(五分法身香)을 낭낭한 목소리로 선창하여 올린다. 이제 모인 대중이 일제히 큰 소리로 기도를 드린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至心歸命禮 三界導師 四生慈父 是我本師 釋迦牟尼佛)
"삼계의 도사이시며, 사생의 자부이시며, 우리의 근본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이 목숨 바쳐 귀의하며 예배드리옵니다"
이렇게 불보(佛寶)석가모니께 예배드린 기도는 법보(法寶), 승보(僧寶)께 차례대로 예배드리며,
"원공법계 제중생 자타일시 성불도"
(願共法界 諸衆生 自他一時 成佛道)
"원컨대 다함께 법계 모든 중생들 자신도, 타인도 일시에 불도를 이루어지이다."
로 끝을 맺는다.
예불문 이후에는 발원문을 올리고 발원문이 끝나면 왼쪽에 있는 신중단을 향하여 일제히 반야심경을 봉독한다.
"마하 반야 바라밀다 심경 관자재 보살......."
이렇게 예불은 소리와 염불과 절(拜)로 진행되다가 끝을 맺는다. 절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자만을 제거하며 업장을 녹이는 가장 적절한 수행방법이다. 합장으로 공경하고, 머리숙여 드리는 절은 오는 손님에 대한 최상의 예법이기도 하다. 이것이 절(寺)에서 절(拜)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참고> https://youtu.be/vAwv6K6fzMU
[각단 예불 ]
모든 예불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침공양준비 바쁜 행자승은 자리를 떠나 후원으로 향하지만 큰 법당 안에서의 염불 기도는 계속되며, 응진전, 지장전, 관음전 등 각단(各壇)마다 목탁 염불소리가 뒤를 잇는다. 각자 맡은 소임처로 가서 극진히 예배드린다.
아침 예불은 큰 법당의 예불이 끝나고 맡은 소임자가 있어 각각 행해지며, 저녁 예불은 큰 법당 예불이 시작되기 전에 마치고 큰 법당 예불에 동참한다.
각단에서 올리는 예불문은 각단의 정신에 맞도록 시설되어 있다. 처음 출가자는 그 절이 소유한 각단의 수 만큼 예불문을 암송해야한다. 큰 법당의 예불과는 달리 각단에서의 예불은 소임자 단독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예불받는 대상과 드리는 수행자 사이에 특별한 친교가 이루어진다. 때문에 일정기간 스스로 특별한 전각의 소임을 자원하는 경우가 많다.
뒷글>새벽정진과 공양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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