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에 들어7 불이문(不二門) 일주문을 들어오면서 일심을 다잡고, 피안교를 건너며 중생의 속진을 씻어내고, 천왕문을 지나면서 청정한 일심을 다시 한번 기약하였건만, 그래도 모자란다. 진리는 하나이며 일심으로 돌아간다며 스스로 다짐하고 달래었건만 어림반푼도 없다. 중생의 습기(習氣)는 자꾸만 성속은 나누고 자타를 구분하며 선악을 분별한다. 이제 부처님 전에 드는 마지막 문에 이르렀다. 이제 또 다시 더 이상은 '둘이 아닌' 세계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전에 다다랐다. 이 문을 불이문이라 한다. 크나큰 근본 진리는 오직 하나이고 둘이 아니며 하나를 깨달으면 백 가지에 통할수 있다(一通百通). 잘 생각해보면 너와 내가 둘이 아니며, 만남과 이별이 둘이 아니며. 시작과 끝이 둘이 아니며, 생(生)과 사(死)가 둘이 아니며, 부처와 내가 둘이 아.. 2023. 4. 19. 천왕문(天王門) 물소리, 새소리, 떨어지는 나무 잎새에 감상이 젖고 가파오는 숨결에 구도의 일념이 흐릿해져 갈 때쯤이면 수미산 중턱에 다다랐다. 이제 이 구도자는 수미산 중턱에서 부처님 세계를 사방으로 수호하는 네 분의 천왕님이 계신 천왕문에 발을 내딛는다. 어린 마음에는 크나큰 덩치에 눈을 부릅뜨고 창, 칼을 들고 계신 분들이라 무서운 생각이 들어 피하고 싶었지만 실은 사천왕님은 착한 이를 도와주고 악한 이를 꾸짖는 고마운 분들이시다. 무섭다는 생각을 떨치고 눈여겨 바라보면 그분들의 마음과 내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상통하여 친근감이 들기도 한다. 한분 한분 차례로 우러러 뵈며 합장하여 인사드린다. 이로써 구도자는 청정일심을 다시 다잡아 청정도량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니 가슴이 벅차기만 하다. 부처님 전에 다가가는 산사의.. 2023. 4. 19. 금강문(金剛門)과 금강역사 산사로 들어가는 문. 부처님 세계로 들어가는 수미산문은 대체로 세 개의 산문이 있다. 곧, 삼문(三門)이다. 일심으로 찾아가는 일주문, 부처님 수호신 천왕문, 다신 둘로 나뉘어서는 아니되는 불이문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찰에는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가람과 사찰의 수호신인 인왕(仁王)과 금강 역사(金剛力士)를 안치한 문도 있는데 '인왕문' 또는 '금강문'이라고 부르며, 때론 천왕문 입구 벽에 그림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속리산 법주사(法住寺)는 불이문 없이 일주문-금강문-천왕문을 거쳐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간다.■ 아ㆍ훔 금강역사 들어가면서 왼쪽은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이고 오른쪽은 밀적금강(密迹金剛)이니, 나라연금강은 천상계의 역사로서 힘이 코끼리의 백만배나 된다며 힘이 세다하여 '나라연'이라는 .. 2023. 4. 19. 일주문(一柱門) 산사로 들어가는 첫째 문이라 하여 '산문(山門)'으로도 불리는 '일주문(一株門)'은 양쪽 기둥이 상식을 뛰어넘어 일직선상에 늘어서 있다. 이렇게 아쓸아쓸하게 일직선상에 기둥을 세우고 무거운 지붕을 올린 그 마음은 무슨 까닭일까? 이는 바로 사찰 경내에 들어서는 이의 일심(一心)을 바라는 까닭이리라. 모든 진리란 일심(一心)으로 인하여 나타나고 일심(一心)으로 돌아간다. 일심을 깨달아 구경열반에 노니는 분이 부처님이오 일심을 잃어 사바도탄에 헤매는 이가 중생일진대, 이 중생은 일심을 다잡고자 일주문에 들어선다. 나도 부처를 닮고자 일주문으로 들어간다. 나 이제 사바속세를 벗어나 보살이 되어 부처님을 만나러 간다. 부처님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디니 보이지 않건만 부처님 계신 본당을 향해 합장 반배를 올리며 벅.. 2023. 4. 19. 탑비전 탑비(塔碑)는 고승의 부도에 부속되어 석조로 조영되어있다. 일반적으로 묘에 세우는 묘비, 임금이나 고관의 무덤 앞에 업적을 기록한 능묘비, 신도비, 또는 어떤 이의 덕을 숭상해서 세운 송덕비, 또는 효자비, 열녀비, 사적비 등과 그 모양새는 같으나 스님의 행적을 적었다하여 탑비라 부른다. 맨 밑에 귀부(龜趺, 거북)가 조각되고, 그 위의 비신(碑身)에는 부도의 주인공이신 고승의 생애와 행적 등을 기록하고 있으며, 상부 이수에는 용(龍)과 구름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거북은 길상(吉祥)의 상징이며 신과 인간의 매개자이다. 용은 불법과 국가를 수호하는 신의 상징이며 구름은 그러한 용과 일체라는 상징이다. 이러한 탑비는 부도의 주인공이신 한 고승의 삶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이해하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되.. 2023. 4. 19. 부도전 일심을 얻고자 부처님을 뵈러 들어가는 숲길에 햇살이 호젓이 들고, 찾아오는 보살 중생들을 굽어보는 곳에 부도전이 있다. 부도는 부처님을 뜻하는 붓다(Buddha, 부처님)에서 유래하였다니, 부도 또한 부처님 아니겠는가! 합장경배하고 만나야 하리라.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보살행을 다하고 부처님이 되신 역대 고승들께서 계신 이 곳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몸은 인연을 다하여 다시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돌아갔건만 그 얼이 녹아 있는 유골 사리를 거두어 부도를 세웠으니, 부도는 곧 승탑(僧塔), 묘탑을 의미한다. 부도는 부처님의 진신사리 법신사리를 봉안한 불탑과는 달리 모양이 항아리를 엎어놓은 모양의 종형 또는 복발형이 있고, 팔각단층을 옥개석으로 덥고 있고 팔각원당형의 두 가지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성요소.. 2023. 4. 19. 피안교 산에 가면 절이 있고 절에 가면 부처가 있다. 이제 마음을 다 잡아 부처님을 찾아 산사로 들어간다. 산사를 찾아가는 길에는 소리가 있다. 보살되는 길을 찾는 이 중생을 반기는 새소리 바람소리. 보이지 않건만 간질이며 들려오는 개울의 물소리. 산사에 가까이 가면 장승이 웃으며 반기기에 나도 따라 웃는다. 가벼운 발걸음에 물을 건너고 산문에 들어서면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이 차례로 나타난다. 절에 따라서는 금강문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의 순서를 따라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제 부처님의 세계를 찾아 산사로 들어간다. 사바 중생의 속진(俗塵)을 다 떨치지 못하였으니 이를 어찌 알았을까? 개울을 건너며 다 씻어내라며 개울물이 흐르고 있다 이 개울을 건너야 절로 갈 수 있다. 탐욕과.. 2023. 4. 19. 이전 1 다음